척추관협착증은 고령층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이후 해마다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 질환은 척추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주로 60대 이상에서 유병률이 높다. 특히 보행 중 다리나 엉덩이, 발끝까지 퍼지는 저린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노화로 인한 주변 조직의 퇴화가 가장 큰 이유로, 나이가 들면 디스크를 구성하는 수핵과 섬유륜이 퇴행성 변화를 겪어 척추가 약해지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와 뼈가 두꺼워지게 된다. 그로 인해 척추관 내부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한다. 다만 척추의 퇴행성 변화는 평소 생활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나이가 비교적 젊다고 하더라도 항상 잘못된 자세를 취하거나 외상이 발생했다면 다소 젊은 나이에도 척추관협착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관 내부를 지나가는 신경 다발은 하지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이 생기면 허리 통증 외에도 하지 방사통이 생긴다. 특히 보행 시 증상이 악화하는데, 척추관협착증이 심할 경우 평범하게 걷기만 해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통증이 생겨 채 5분도 걷지 못하고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다. 방치하면 신경이 손상돼 대소변 장애나 하반신 마비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초기에 주사 치료나 신경 성형술, 도수 운동 치료 등을 꾸준히 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마비 등 신경 손상이 의심되거나 비수술 치료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기 때문에 척추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나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활용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증상을 개선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약 0.7㎝ 크기의 두 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최소침습 수술법이다. 한 구멍에는 초고화질 내시경을 삽입해 협착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다른 구멍에는 레이저나 고주파 수술 기구를 삽입해 협착된 부위의 뼈나 돌출된 디스크 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고해상도 내시경을 사용해 병변을 직접 보면서 수술할 수 있어 신경, 근육, 혈관, 연골판 등 주변의 정상 조직을 손상할 위험을 최소화한다.
또한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수술이 이뤄져 회복 시간이 빠르고, 고령자나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도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후 통증이나 합병증도 상대적으로 적어 일상적인 활동으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그 자체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한 번 치료했다고 해서 영구적으로 증상이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
치료 후에도 적절한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운동을 통해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체력 저하로 인해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의정부 연세고든병원 척추외과 최현민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오래 앓은 고령 환자는 그동안 신체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 근력이 약해진 경우가 많다. 전신의 근육이 쇠약해지면 수술이 아무리 잘 되더라도 회복이 더디고, 추후 척추 건강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수술 부위가 어느 정도 아문 후에는 전문적인 재활 운동 치료를 시작해 근육을 강화하고 신체 기능을 증진해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해서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