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서 빛을 발한 김윤환의 브레인”
“자신에게 시드권을 사용하지 않은 김민철에게 제대로 복수한 김정우”
SOOP 스타크래프트 대회 ‘구글 플레이 ASL’ 시즌 20 16강 A조에서 최약체 황병영이 가장 먼저 8강을, 5연속 우승을 노렸던 철벽 김민철이 가장 먼저 탈락하는 이변이 펼쳐졌다. 남은 한 자리에는 돌아온 불사조 김정우가 최종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유영진을 꺾고 이름을 올렸다.

황병영은 김민철과의 1경기에서 10배럭인 척 SCV로 페이크를 주면서 11배럭을 선택했다. 10배럭으로 예상한 김민철은 드론 2기를 미리 앞세워 수비에 동원했다. 별다른 액션 없이 상대의 자원 채취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게끔 만든 황병영의 전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황병영은 2배럭 바이오닉 병력을 모으며 발키리를 준비했다. 김민철은 가난한 상태에서 뮤탈리스크로 응수했다. 승부는 2발키리 타이밍에 결정됐다. 황병영은 일반적인 발키리 레이트 메카닉이 아닌 4배럭 바이오닉 타이밍으로 김민철의 허를 찔렀다.
입구 성큰 콜로니 건설이 늦은 김민철은 황병영의 단 한 번의 러시를 막아내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승자전 1경기에서는 초반 벌처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유영진이 먼저 황병영의 앞마당 SCV를 몰살시켜 유리하나 싶었지만 즉시 이어진 황병영의 역러쉬에 그대로 무너졌다.
2경기에서는 시즈 모드를 먼저 업그레이드하면서 황병영의 승리가 예상됐다. 유영진보다 시즈 모드를 먼저 완료한 황병영이 빠르게 진출해 좋은 자리에 자리를 잡으며 유영진에게 큰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이득을 챙기고, 빠지고, 이후 벌어진 격차로 다시 압박하는 황병영의 유연한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유영진은 기본기 실력 차이와 드랍십 플레이로 격차를 좁혔다. 결국 본진과 앞마당을 압박하는 유영진의 병력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한 황병영이 GG를 선언했다.

3경기에서는 초반 빌드 선택부터 황병영이 우위를 점했다. 승부의 기점은 이번에도 시즈 모드 타이밍이었다. 유영진의 시즈 모드가 완료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황병영이 유영진의 앞마당에 큰 피해를 입혔다.
유영진은 가까스로 1턴을 버티긴 했지만 멀티 차이가 벌어지면서 유영진의 불리한 상황은 그대로 유지됐다. 황병영은 센터 싸움과 드랍십 플레이로 큰 이득을 보면서 격차를 유지했다. 결국 힘의 차이를 버티지 못한 유영진에게 GG를 받아내면서 황병영이 ASL 시즌 20 최초 8강 진출에 성공했다.
■ 황병영 8강 진출 인터뷰

Q. 8강 진출 소감은?
조가 너무 힘들어서 자신이 없었는데 막상 연습을 많이 하니까 손은 잘 움직였다.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Q.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나?
아무래도 대회니까 즉흥 연습을 많이 한다. 연습을 많이 하니까 가능했던 것 같다. 연습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나왔는데 잘 대응했다.
Q. 김민철과의 1경기에서 허를 찌른 타이밍이 인상적이었다.
여러 빌드를 준비했다. 어제 저그전을 하면서 태수가 빌드 추천을 해주고 디테일적으로는 윤환이 형이 많이 봐줬다. 그 디테일 하나로 이겼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Q. 2~3세트에서 시즈 모드를 먼저 선택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준비한 것은 완전히 달랐다.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즉흥적으로 공격을 몰아쳐야겠다고 판단했다. 움직임 싸움을 유도하니까 운 좋게 잘 통했다.
Q. 도움을 준 동료,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연습 도와준 상현, 성대, 일장, 태수, 태양, 성균, 윤환이 형에게 감사하다. 연습을 정말 많이 도와줬다. 팬들도 많이 와줬는데 감사하고 새싹, 모리도 현장에 와줘서 고맙다. 카카오톡으로 츠캄 멤버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빌드를 짜줬다. 너무 고맙다.

김정우는 2경기에서 유영진에서 패배했지만 패자전 김민철과의 경기에서 1경기 몰래 9시 멀티의 전략과 2경기 정교한 뮤탈리스크 컨트롤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사실 1경기에서 김민철은 9시 멀티를 오버로드로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야 체크의 디테일이 부족했다. 김정우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김민철은 자신의 테크가 느리다고 판단해 수비 타워를 건설했다. 김정우 입장에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경기 상황이 유리하게 펼쳐진 셈이다.
결국 9시 멀티를 체크하지 못한 플레이가 스노우볼로 굴러가면서 김민철의 ASL 5연속 우승이 좌절됐다. 조 추첨식에서 자신이 아닌 박상현에게 교체 시드권을 사용한 김민철에게 비수를 꽂은 김정우는 최종전에서 유영진을 상대했다.

유영진과의 1경기에서도 김정우에게 운이 잇따랐다. 테크 상황이 유영진의 스캔에 걸리지 않으면서 김정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여기에 버로우 저글링, 영리한 러커 배치, 전략적인 가디언 활용이 유영진을 말리게 만들면서 완벽하게 1경기를 가져갔다.
2경기에서는 김정우의 공격성이 폭발했다. 초반 견제 대신 드론을 다수 생산하고 뮤탈리스크와 저글링으로 유영진의 바이오닉 병력을 초토화시켰다. 이때 저글링으로 유영진의 후속 병력 상황을 체크하며 싸먹는 김정우의 디테일한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진출 병력을 모두 잃은 유영진은 김정우의 저글링, 뮤탈리스크 병력을 막아낼 방도가 없었다. 가까스로 건설된 입구 벙커에도 마린이 들어가지 못하면서 결국 GG를 선언했다.
■ 김정우 8강 진출 인터뷰

Q. 8강 진출 소감은?
24강도 쉽지 않았던 만큼 16강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진출하게 되어 기쁘다. 진출한다면 1위일 줄 알았는데 2위라도 해서 다행이다.
Q. 저그 vs 저그에서 중요한 것은?
동족전은 자신감이다. 김민철이 저그를 두려워 하는 것 같았다. 기세로 이길 수 있었다.
Q. 패자전 1경기 9시 멀티 의도는?
경기 전에 윤환이 형을 찾아갔다. 찾아가길 잘한 것 같다. 윤환이 형이 알려준 전략이었다.
Q. 최종전 마지막 세트에서 어떤 마음이었나?
3세트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원래 하려던 플레이가 아니었다. 앞마당 가스를 실수해서 전략을 변형했는데 다행히 잘 먹혔다.
Q. 1세트에서는 공격적이었다. 어떤 의도였는가?
3멀티만 안정적으로 먹자는 마인드였다. 3멀티를 가져가고 디파일러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니까 주도권을 가질 수 있었다.
Q. 도움을 준 동료들과 팬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내조해 준 와이프에게 고맙다. 연습 도와준 일장, 태수, 재호, 지성, 몽군, 재혁이 형, 윤환이 형에게 감사하다. 응원을 위해 현장까지 와준 뉴캣슬 친구들과 수장 기뉴다 형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팬들도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올라가는 모습 보여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