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 20 4강] ‘짭제’ 박상현, 가을의 프로토스 잠재우고 결승 진출


“7세트까지 간 명승부, 짭제가 웃었다”

‘짭제’ 박상현이 ‘택신’ 김택용을 7세트 접전 끝에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박상현은 오는 26일 장윤철과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은 14일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대회 Google Play ASL 시즌 20 4강 2경기를 진행했다.

1세트는 박상현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박상현은 오버 풀을, 김택용은 선게이트 더블을 선택하며 초반 운영이 갈렸다.

정찰 프로브로 레어를 올리는 장면을 확인한 김택용은 포지 대신 사이버네틱스 코어를 먼저 지으며 테크를 따라가려 했다. 이후 박상현이 스파이어를 건설하자 김택용도 스타게이트를 올려 공중전 대비에 나섰다. 이 시점까지는 빌드상 김택용이 약간 앞서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박상현이 6뮤탈과 스커지를 생산해 바로 프로토스 본진으로 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택용은 커세어를 4기까지 확보했지만, 본진에 포토 캐논이 단 하나뿐이었다.

박상현은 포토 캐논을 빠르게 파괴한 뒤, 추가 스커지로 커세어까지 격추시키며 하늘을 완전히 장악했다. 방어 수단을 잃은 김택용의 본진은 순식간에 초토화됐고, 넥서스까지 파괴되며 반격의 여지조차 사라졌다. 김택용은 마지막으로 질럿을 진출시켰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패배했다.

- 본진 넥서스가 파괴된 김택용
– 본진 넥서스가 파괴된 김택용

2세트는 김택용의 노련함이 빛났다. 박상현은 3해처리 이후 9시 멀티에 더블 히드라리스크 덴을 짓는 전략을 꺼냈다. 히드라리스크 사정거리와 이동 속도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해 빠른 타이밍 러시를 노린 일종의 올인 빌드다.

박상현의 전략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김택용은 1세트에서 뮤탈리스크에 패한 경험 때문에 본진에 포토 캐논을 배치했고, 그 탓에 앞마당 수비가 허술해졌다. 그 틈을 타 박상현의 히드라 러시가 몰아쳤다.

김택용은 질럿, 포토 캐논, 프로브까지 동원해 간신히 수비에 성공했다. 프로브 피해가 컸지만 본진에서 일꾼 생산을 멈추지 않았고, 빠르게 앞마당을 재정비하며 균형을 되찾았다.

- 더블 히드라리스크 덴 빌드를 준비해 김택용의 허를 찌른 박상현
– 더블 히드라리스크 덴 빌드를 준비해 김택용의 허를 찌른 박상현

반면 박상현은 드론을 최소한만 생산하고 히드라에 올인한 탓에 자원이 바닥났다. 병력 업그레이드에서도 밀리며 주도권을 잃었다. 김택용은 질럿, 드라군, 하이템플러, 아칸 조합을 완성한 뒤 반격을 개시했다.

박상현은 뮤탈리스크로 하이템플러를 저격하며 버텼지만, 10시 멀티의 좁은 지형에서 사이오닉 스톰에 히드라 병력이 전멸했다. 결국 GG를 선언하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 끝까지 버텨낸 김택용이 한방 병력으로 저그의 멀티를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 끝까지 버텨낸 김택용이 한방 병력으로 저그의 멀티를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3세트는 초반 빌드 선택부터 승패가 갈렸다. 박상현은 안정적인 9오버 풀을 선택했지만, 김택용은 9/10 프로브 타이밍에 더블 게이트웨이를 건설하며 질럿 러시를 준비했다.

직선 위치에서 경기가 시작되면서 김택용에게는 공격 루트가 짧은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더구나 원서치로 저그 본진을 빠르게 찾아내며 초반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반면 박상현은 끝내 프로토스의 빌드를 확인하지 못했다.

김택용은 질럿 3기와 프로브를 이끌고 저그의 멀티를 공격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박상현은 저글링을 역으로 보내 본진 프로브를 노렸지만, 김택용의 수비에 막혀 피해를 주지 못했다.

멀티를 잃은 박상현은 10시 지역에 몰래 멀티를 시도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이미 격차는 벌어져 있었다. 김택용은 여유롭게 앞마당을 확보하고 병력을 보강하며 승리를 굳혔고, 결국 GG를 받아냈다.

- 2게이트웨이 질럿 러시에 멀티가 파괴되고 몰래 멀티를 먹었지만 그마저도 파괴당했다
– 2게이트웨이 질럿 러시에 멀티가 파괴되고 몰래 멀티를 먹었지만 그마저도 파괴당했다

4세트는 초반부터 두 선수 모두 정석 빌드를 선택하며 무난하게 진행됐다. 박상현은 히드라를 생산해 포토 캐논 건설을 유도했고, 김택용은 안정적으로 수비를 마쳤다.

수비를 마친 김택용은 테크를 빠르게 올려 질럿, 드라군, 하이템플러 조합을 완성했다. 인구수는 157대 117로 프로토스가 크게 앞섰다. 박상현은 미리 준비한 뮤탈리스크로 하이템플러 저격을 시도했으나, 사이오닉 스톰에 피해를 입으며 뮤탈리스크를 모두 잃는다.

- 드라군 위에 사이오닉 스톰 2방을 사용하면서 병력 손해를 입은 김택용
– 드라군 위에 사이오닉 스톰 2방을 사용하면서 병력 손해를 입은 김택용

김택용은 주력 병력으로 앞마당을 압박했고, 박상현은 센터에 진출시킨 히드라로 양면 공격을 시도했다. 교전 중 김택용이 추가 뮤탈리스크의 하이템플러 저격을 의식해 드라군 위에 사이오닉 스톰을 사용하면서 손해를 입었다.

전투 이후 박상현은 네 번째 멀티를 확보하고 럴커, 히드라 체제로 전환했다. 김택용은 트리플 멀티를 잃은 뒤 마지막 병력으로 러시를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히며 패했다.

- 트리플 멀티가 파되되고 다시 한번 진출을 시도하지만 럴커와 히드라 조합에 막혔다
– 트리플 멀티가 파되되고 다시 한번 진출을 시도하지만 럴커와 히드라 조합에 막혔다

5세트는 프로토스와 저그의 공중전이 펼쳐졌다. 초반 흐름은 김택용에게 유리했다. 빠르게 섬 멀티를 확보하고 커세어를 다수 생산해 오버로드 견제를 시작했다. 지속적인 오버로드 격추로 주도권을 잡은 그는 캐리어 생산에 돌입했다.

박상현은 캐리어 생산을 확인하자 즉시 오버로드 피해를 최소화하며 디바우러를 준비했다. 김택용은 그 사이 추가 섬 멀티를 확보했고, 쌓인 커세어와 캐리어로 저그의 멀티 지역을 계속 압박했다.

곧 저그의 디바우러, 뮤탈리스크, 히드라, 스커지가 합류한 대규모 공중전이 벌어졌다. 디바우러의 강력한 공격이 캐리어를 순식간에 녹이면서 박상현이 1차 전투를 가져갔다. 캐리어를 모두 잃은 김택용은 다시 공중 병력 생산에 돌입했고, 박상현은 섬 멀티를 견제하며 추가 멀티를 확보했다.

- 빠르게 커세어와 캐리어를 모은 김택용이 박상현의 멀티를 견제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 빠르게 커세어와 캐리어를 모은 김택용이 박상현의 멀티를 견제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섬 멀티 넥서스가 파괴되며 자원 손실이 커진 김택용은 캐리어와 커세어를 다시 모아 반격에 나섰다. 이번에는 커세어 산개와 캐리어 컨트롤이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2차 공중전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상황은 이미 늦었다. 김택용은 섬 멀티를 잃은 반면 박상현은 지상 멀티 대부분을 장악해 자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김택용은 하이템플러까지 투입하며 교전에서 이득을 봤지만, 결국 인터셉터 생산 자원조차 바닥나면서 GG를 선언했다.

- 섬 멀티가 파괴되면서 인터셉터 생산 자원이 부족한 김택용의 캐리어
– 섬 멀티가 파괴되면서 인터셉터 생산 자원이 부족한 김택용의 캐리어

6세트는 김택용의 반격이 매서웠다. 앞마당 멀티를 확보한 뒤 빠르게 4게이트웨이와 아둔을 건설하며 공격력과 발업을 동시에 갖춘 질럿 러시를 준비했다.

박상현은 미네랄 멀티를 가져가며 뮤탈리스크와 스커지를 생산해 공중 견제를 노렸다. 그러나 김택용은 공발업이 완료된 질럿 한 부대와 커세어를 이끌고 진출, 저그의 앞마당을 압박했다. 동시에 소수의 질럿을 분산시켜 미네랄 멀티를 기습했다.

- 공발업 질럿 러시로 히드라리스크 덴을 파괴하고 일꾼 타격을 주는데 성공했다
– 공발업 질럿 러시로 히드라리스크 덴을 파괴하고 일꾼 타격을 주는데 성공했다

박상현은 드론까지 동원해 가까스로 수비했지만, 히드라리스크 덴이 파괴되고 일꾼 피해가 컸다. 김택용은 럴커가 나오기 전에 승부를 보기 위해 일꾼 생산을 멈추고 질럿과 하이템플러를 계속 추가하며 저그의 멀티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박상현도 히드라를 쥐어짜며 성큰 콜로니와 심시티로 끝까지 버텼지만, 공발업 질럿과 아칸, 하이템플러의 조합에 밀리며 결국 멀티가 파괴됐다. 김택용이 경기를 가져가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 박상현도 끈질기게 버텼지만, 조합이 갖춰진 프로토스 병력에게 밀려 GG를 선언했다
– 박상현도 끈질기게 버텼지만, 조합이 갖춰진 프로토스 병력에게 밀려 GG를 선언했다

7세트는 박상현의 회심의 전략이 통했다. 9오버 풀 이후 3해처리를 생략하고 빠르게 가스를 올리는 변칙 빌드를 선택했다. 

박상현은 이후 해처리를 3개까지 늘리며 저글링 발업에 집중했다. 김택용도 빠른 가스 타이밍을 확인한 만큼 저글링 러시 가능성을 의식해 프로브로 저글링 숫자를 확인하려 했으나, 정찰 프로브가 잡히면서 상황 파악이 끊겼다.

- 마지막 세트, 발업 저글링 러시를 준비한 박상현
– 마지막 세트, 발업 저글링 러시를 준비한 박상현

곧 3해처리에서 쏟아진 저글링이 프로토스 앞마당으로 몰려왔다. 당시 프로토스의 방어 전력은 질럿 1기와 포토 캐논 1개뿐이었다. 저글링이 심시티의 빈틈을 파고들며 프로토스의 앞마당으로 난입했고, 전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김택용은 프로브를 동원해 수비를 시도했지만, 계속 추가되는 저글링 물량에 앞마당이 무너졌다. 결국 김택용이 항전 끝에 패하며, 박상현이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 결승 진출 박상현 인터뷰


Q. 5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했다. 소감은?

믿기지 않고 어안이 벙벙하다. 올라가겠다고 다짐은 많이 했는데, 진짜 이뤄지니까 너무 기쁘다.

 

 Q. 스코어상으로 밀릴 때, 유리했던 경기를 역전당했을 때 어떤 심정으로 경기를 이어나갔는가?

2경기는 이겼다고 생각하면서 손 가는 대로 플레이했는데 패배해서 멘탈이 흔들릴 뻔했다. 이전 경기는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하고 플레이했다.

 

Q. 마지막 세트 빌드는 준비된 것인가?

사실 7세트는 준비하지 않았다. 7세트까지 가면 진다는 마인드로 준비했다. 6세트가 끝나고 어떤 빌드를 할까 고민하다가 선택했다.

 

Q. 결승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사실 준우승했을 때 아쉽지 않았다. 금방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년이나 걸렸다. 5년이나 걸린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

 

Q. 도움을 준 동료와 응원해 준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응원 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린다. 연습할 수 있도록 편한 환경 만들어주는 와이프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그리고 울돌목 맵에서 디바우러 쓰는 방법을 몰랐는데 새벽에 윤환이 형이 알려줬다. 알려주지 않았다면 졌을 것이다.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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