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F 울산, EWC 2025 우승 “명실상부 철권 GOAT”


EWC 2025 경기장에 울려퍼진 울산표 해방의 드럼 “상금 큰 대회는 다 내 것이다”

DNF 울산 임수훈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 2025(EWC 2025) 철권8 부문에서 DRX 로하이 윤선웅 선수를 5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울산은 EWC 2연패의 영예까지 얻으면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철권 프로게이머의 격차를 더욱더 벌렸다.

EWC는 철권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유는 총상금 규모다. 무려 100만 달러(한화 13억 9000만 원)로 철권에서 가장 큰 대회인 철권 월드 투어와 글로벌 종합 격투 게임 대회인 EVO 상금와 비교하면 수십 배에 달한다. 우승자에게는 25만 달러(3억 4750만 원)이 수여된다.

EWC 2025 8강에는 DNF 체리베리망고(김재현), DNF 물골드(한재균), DNF 울산(임수훈), VARREL 핀야(신야), THY 치쿠린(타케 유타), Z01 쿠단스(손병문), DRX 로하이(윤선웅), VT 전띵(전상현)이 이름을 올렸다. 철권 최강국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은 아슬란 애쉬와 아티프의 8강 최종 진출전 패배로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 꼬꼬마와의 명승부 끝에 8강 진출에 이름을 올린 울산
– 꼬꼬마와의 명승부 끝에 8강 진출에 이름을 올린 울산

울산의 결승 진출은 쉽지 않았다. 그는 16강에서 나투스 빈체레 꼬꼬마 김무종 선수에게 패배하며 패자조로 떨어졌다. 8강 최종 진출전의 상대는 철권 GOAT이자 파키스탄 최강 아슬란 애쉬와 16강에서 패배를 안겨준 꼬꼬마였다. 

두 선수와의 대결은 울산에게 쉽지 않았다. 첫 세트를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그때마다 울산은 공격 리듬을 끌어올리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세트를 따라잡을 땐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마치 일본 유명 만화 ‘원피스’ 주인공 ‘루피’의 기어5 해방의 드럼이 울리듯 울산은 점점 강해졌다. 이 과정에서 꼬꼬마의 준비성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난 울산은 8강에서 핀야, CBM을 꺾고 그랜드 파이널에 올랐다. 최종 진출전에서 극적으로 위기를 벗어난 덕분인지 8강에서는 오히려 무난한 승리를 거두며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했다.

- 환상적인 도발 무릎 제트 어퍼로 우세를 이어간 로하이
– 환상적인 도발 무릎 제트 어퍼로 우세를 이어간 로하이

로하이는 8강에서 치쿠린, 전띵에게서 승리를 쟁취했다. 그의 브라이언은 마치 스티브와 비슷했다. 스터먹 니(6LK)와 마하 펀치(66RP) 카운터의 적중률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기존 주력 캐릭터었던 스티브의 퀵 훅 카운터 경험이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콤보도 완벽했다. 1콤보에 50% 이상의 HP를 소모시킬 수 있는 브라이언의 특징을 확실하게 이용했다. 벽에서는 무호흡 압박과 환상적인 도발 컨트롤로 상대를 제압했다.

전띵과의 4강전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띵의 위, 아래 횡신이 로하이를 까다롭게 만들었다. 로하이는 2대1로 세트 스코어를 밀렸지만 결국 흐름을 되찾고 카운터 적중률을 끌어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6세트에서 보여준 도발 무릎 제트 어퍼는 현장 관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청자들의 환호성까지 이끌어낼 만큼 명장면이었다.

EWC 2025 마지막을 장식한 DNF와 DRX의 자존심 싸움에서 울산과 로하이는 캐릭터 변경 없이 드라구노프와 브라이언을 선택했다.

 

■ 1세트(씨사이드 리조트 울산 승)


울산은 횡이동 어퍼로, 로하이는 무릎, 마하 펀치 카운터로 기회를 잡았다. 빠른 템포의 싸움에서 울산의 원 투, 왼어퍼 견제와 순간 딜레이 캐치가 로하이를 압도했다.

 

■ 2세트(피닉스 게이트, 울산 승)


로하이는 이번에도 카운터를 성공시켰지만 울산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이번에도 1세트처럼 울산의 AK가 빛을 발했다. 2세트의 템포도 1세트 못지 않게 빨리 진행되면서 울산이 순식간에 2라운드를 가져갔다.

3라운드에서는 로하이가 도발 제트 어퍼를 성공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4라운드에서 울산이 먼저 콤보를 성공시키며 HP 우위를 점했고 뒤를 이어 로하이가 카운터로 HP를 동등하게 따라갔다. 하지만 울산의 히트 대시가 적중하며 울산이 2대0으로 세트 스토어를 앞서 갔다.

 

■ 3세트(생텀, 로하이 승)


로하이가 울산의 양손 잡기를 풀어내지 못하는 등 집중력 저하를 보였지만 침착하게 울산의 기술에 대응하며 2라운드를 먼저 가져갔다. 3라운드에서는 라이트닝으로 재미를 봤지만 울산의 토스업 히트 대시가 제동을 걸었다. 4라운드 숨 막히는 싸움 끝에 로하이가 극적승을 거두며 세트 스코어를 1점차로 좁혔다.  

 

■ 4세트(엘레간트 궁전, 로하이 승)


로하이 입장에서는 근접전의 약세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울산은 이를 파악하고 계속해서 근접전을 유도했다. 1라운드는 기적의 레이지 아츠로 로하이가 승리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울산이 원 투 원으로 빠르게 따라잡았다.

3라운드 서로의 견제 속에서 로하이가 앞서나 싶더니 이번에도 울산의 원 투 원이 분위기를 바꿨다. 4라운드는 로하이가 플라잉 힐로 울산의 흐름을 끊으며 라운드 스코어를 2대2 동점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로하이가 초반에 밀렸지만 히트 인게이지 성공 후 계속 압박하면서 도발을 성공해 세트 스코어까지 2대2로 맞췄다.

 

■ 5세트(시클루디드 트레이닝 그라운드, 울산 승)


울산이 AK 콤보로 1라운드를, 로하이가 카운터로 2라운드를 역전했다. 3라운드도 울산의 압박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 로하이가 환상적인 플라잉 힐로 역전에 성공했다. 4라운드에서 울산은 압박 템포를 더 끌어올렸다. 드체트까지 카운터로 적중되며 라운드가 동점으로 만들었다. 5라운드에서는 숨 막히는 타임 어택 끝에 샤프너를 가까스로 적중시킨 울산이 승리했다.

 

■ 6세트(콜로세움 카운터, 울산 승)


6세트에서는 울산의 기세가 이어지나 싶더니 2라운드에서 로하이의 플라잉 힐이 올산의 흐름을 끊었다. 3라운드에서는 로하이의 집중력이 울산을 압도했다. 4라운드에서는 횡이동 제트 어퍼로 로하이가 먼저 우위를 점했지만 울산의 하단 견제에 무너졌다. 5라운드에서는 로하이가 함정을 깔았지만 울산이 노련하게 회피했다. 이후 딜레이 캐치에 성공해 매치 포인트를 따냈다.

 

■ 7세트(피닉스 게이트, 울산 승)


로하이의 집중력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회심의 플라잉 힐도 울산이 계속 의식하니까 통하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는 울산의 반격에 무너질 뻔했지만 상황을 잘 수습하면서 라운드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3~4라운드에서 울산의 시계 횡이동 히트 대시와 반시계 횡이동 어퍼 그리고 앉아 어퍼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2연속 챔피언으로 등극한 울산은 “이번에 시작이 어려웠다. 드라구노프 너프도 있었다. 그래서 꼭 증명하고 싶었는데 꿈만 같다. 내 친구, 동료, 소속팀 모두 감사하다.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도파민이 부족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트로피를 장식할 선수로 DNF 동료인 물골드, 머일, CBM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