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왕조의 비밀은 육성과 데이터” LG트윈스·LG세이커스 연속 우승 행진 배경 재조명


[배만섭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LG트윈스, LG세이커스 등 LG의 두 프로구단이 최근 연속 호성적을 거두며 그 비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LG는 지난해 국내 메이저스포츠 대회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연속해 들어 올리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LG의 프로농구단 LG세이커스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프로야구단 LG트윈스도 11월 2년 만에 통합우승을 일구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 최근에도 프로농구 리그에서 LG 세이커스가 지난 시즌에 이어 정규시즌 1위를 이어가며, ‘LG 스포츠 3연속 우승’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세이커스는 1월 19일 현재 2위에 한 게임차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야구, 농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 두 개 종목에 걸쳐 ‘LG 왕조’를 구축해가는 핵심에는 구광모 ㈜LG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미래 육성 중심 철학’과 LG 특유의 ‘데이터 경영’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11월 6일 진행된 LG트윈스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프런트 및 선수단 대표와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11월 6일 진행된 LG트윈스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프런트 및 선수단 대표와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한 때 하위팀을 전전하고, 1994년 이후 2022년까지 리그 우승에 실패하는 등 어두운 시간을 보낸 LG트윈스는 구광모 대표가 2018년 구단주로 취임하며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한편, 2023년과 2025년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단기 성적보다, 5년 뒤에도 항상 우승 후보가 될 수 있는 강팀 구조를 만들라” 라는 구 대표의 당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LG트윈스 우승의 주역으로 꼽히는 홍창기·문성주·문보경 등 핵심 선수 대부분이 외부 영입이 아닌 구단 유망주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받는 이유다.


데이터에 근거한 훈련 방식도 눈에 띈다.


LG트윈스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야를 구단 운영의 중요 가치로 삼아 자원을 집중했다. 또한, 대형 FA 영입을 줄이고, 스카우트·2군 육성·기본기 강화에 투자를 늘렸다.


구 대표가 구단주로 취임한 이후 6~7명이었던 데이터분석팀은 13명으로 대폭 늘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를 데이터분석팀과의 논의 끝에 영입하는 결정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톨허스트는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돼 8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LG 정규시즌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맡은 데 이어 최종전이 된 5차전 선발도 맡아 승리투수가 됐다.


이와 함께 LG트윈스는 최고 시속 162㎞를 던지는 ‘AI 피칭 머신’ 등 첨단 장비도 과감하게 선제 도입했다. 데이터 분석과 선수단 소통을 강화하는 체질 개선이 병행되면서, 팀 전력은 꾸준히 상위권으로 올라섰고, 7년 연속 가을야구와 2번의 통합우승으로 이어졌다.


LG세이커스 또한 지난해 창단 첫 우승에 앞서 체육관 내 소회의실을 비디오 분석실로 개조하고, 전력 분석원이 감독과 함께 전략을 구상했다. 이와 함께 선수들이 축구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탱크탑 형태의 GPS 장비를 착용토록해 심박수, 이동 거리, 속도 등을 측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점프력을 늘리기 위한 장비도 새로 들이는 등 선수 역량 강화 및 경기에서의 승리를 위한 각별한 투자를 선행했다고 한다.


ABC와 ‘승리를 만드는 연구개발(Winning R&D)’로 이어지는 육성 철학



구 대표의 경영전략은 LG의 기술·사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구광모 대표는 지난해 사장단 회의에서 ‘승리를 만드는 연구·개발'(Winning R&D)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Winning R&D란 기존의 관행적 R&D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기술적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R&D에 시간과 자본을 집중하자는 의미다.


LG가 정한 미래 성장축은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를 묶은 ‘ABC’다. LG는 지난해부터 향후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ABC를 포함한 성장산업·신사업에 배정된다.


LG는 그룹의 AI 씽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집중하며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의 AI 모델 ‘엑사원’을 지속 업그레이드하며 글로벌 AI 기업과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단계 평가 발표에서 LG AI연구원의 ‘K-엑사원(K-EXAONE)’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2차 단계로 진출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LG는 엑사원을 중심으로 계열사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각 산업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AI’를 지속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LG의 이러한 AI에 대한 투자와 노력은 계열사의 생산라인, 제품개발, 고객 서비스 등 각 계열사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 AX전환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를 중심으로 세포치료제와 같은 미래 혁신 신약을 개발해 암을 정복하고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AI와의 융합을 통한 바이오 솔루션 확장에도 지속 집중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질병 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을 공개하며 업계에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극적 시장 공략에 나서고, LG전자의 친환경 냉난방공조(HVAC) 분야의 사업경쟁력을 지속확대해 AI시대 후방 산업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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