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로 전립샘암 조기 발견…치료는 ‘기능 보존’이 관건”


중앙대광명병원 비뇨의학과 최중원 교수는 

중앙대광명병원 비뇨의학과 최중원 교수는 “전립샘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뿐 아니라 삶의 질도 충분히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립샘암은 더 이상 낯선 암이 아니다. 고령화와 함께 환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남성암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남성암 발생률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행히 조기 진단의 문턱은 낮다. 전립샘암은 간단한 혈액검사인 PSA(전립선특이항원)로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치료 환경은 어떨까. 조기 발견이 늘고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전립샘암 치료 성과는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는 생존율을 넘어 수술 이후의 삶도 중요해졌다. 특히 수술 후 흔한 후유증인 요실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치료의 핵심 기준으로 떠올랐다. 중앙대광명병원 비뇨의학과 최중원 교수는 “전립샘암 치료는 생존을 넘어 기능 보존까지 함께 고려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전립샘암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는.


“인구 고령화가 주된 요인이다. 전립샘암은 나이와 가장 밀접한 암이다. 60대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70대 이상 고령 남성에서 흔하게 진단된다. 여기에 PSA 검사가 보급되면서 증상이 없는 초기 암까지 발견되는 점도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PSA는 어떤 검사인가.


“혈액검사만으로 전립샘암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다. 암이 있을 때 PSA 수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전립샘암을 단정할 순 없다. 전립샘비대증이나 염증, 요로 감염, 최근 사정이나 직장 검사 같은 자극만으로도 PSA 수치가 오를 수 있다. 최종 진단은 MRI나 조직검사 등 정확한 추가 검사를 거쳐야 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을 텐데. 


“그렇다. 암이 전립샘에 국한된 단계에서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주변 장기나 뼈로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하면 완치가 어렵다. 장기간 호르몬 치료나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PSA 검사로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만, 현재 국가검진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개인 건강검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발생률과 질병 부담을 고려하면 PSA 검진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립샘암 초기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다. 증상만으로 병을 자각하기 어려운 이유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하면 전립샘이 커지면서 배뇨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병원을 찾으면 3기 이상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요도가 막히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배뇨 곤란, 잔뇨감이 생길 수 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전립샘암은 뼈 전이를 잘 일으키는 암이어서 허리 통증이나 압박 골절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병기와 암의 악성도, PSA 수치, 환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를 종합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기대 여명이 10년 이상인 환자, 국내 기준으로 70대 중반까지는 근치적 전립샘 절제술처럼 적극적인 수술 치료가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립샘암 수술은 전립샘과 정낭을 함께 제거하는 치료다. 암 조직을 정확히 떼어내는 것이 기본이지만, 동시에 보존해야 할 구조물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수술 결과를 좌우한다. 수술 후 가장 큰 후유증으로 꼽히는 것이 요실금이다. 소변을 조절하는 괄약근 조직이 전립샘과 맞닿아 있어 수술 과정에서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 교수는 내부 요도괄약근 보호를 위한 최대 방광경부 보존기법을 주로 시행하고 있다. 


-방광경부 보존기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요실금을 막는 1차 방어선인 내부 요도괄약근을 최대한 보존하는 기법이다. 전립샘과 방광경부의 경계를 정밀하게 박리해 암은 완전히 제거하면서도 배뇨 기능은 지키는 데 초점을 둔다. 방광경부를 직접 침범한 일부 4기 환자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전립샘암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전립샘암 수술 후 요실금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 다만 초기 회복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다. 특히 수술 후 3개월 이내 회복 과정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난다. 초기 회복이 빠를수록 환자의 일상생활과 만족도는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할 텐데.


“수술 후에는 PSA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요실금과 배뇨 기능 회복을 위해선 일명 케겔 운동으로 불리는 골반저근 강화 운동이 도움된다. 회복을 보다 적극적으로 원하는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양막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립샘 제거 후 노출된 골반 신경을 양막으로 덮어 신경 회복을 돕는 치료다. 비용 부담이 큰 편이지만, 회복을 중시하는 환자에게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전립샘암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발견해야 하는 암이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수술 후 회복 관리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생존뿐 아니라 삶의 질도 충분히 지킬 수 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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